가끔 내 생을
하얗게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픈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보다 성공하기 위해
판을 다시 짠다는 의미가 아니다.
단지, 내 추한 삶의 그림이
내 생이 너무 부끄러워
추한 그림 위에 더 이상 덧칠하는 게 부끄럽기 때문이다.
오점 하나 없는 새하얀 흰 캔버스 위에
다시 인생의 그림을 그리고픈 소원 때문이다.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런데,
정말 그럴 수 있다.
정말 그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은혜가 아닌가..
그 감격은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진실과 맞닿을 때 실감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손가락질 받아도..
내 생의 그림은
날마다 새하얀 캔버스위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 은혜를 알면 알수록
나는 은혜에 감격해서
이렇게 더더욱
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