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결혼 기념일,
작년에는 온유가 태어나서 정신없이 보내다가
이틀이나 지난 뒤에 우리 결혼기념일을 알게 되었다.
올해도 별반 다를 것은 없다.
어제 밤 늦게까지 레포트 하던 오빠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또 책상에서 열심히 레포트중.
한참이 지난 후에야 우리 둘 다 결혼기념일이란 걸 알게 되었다.
점심을 근처 맛난 외식이라도 가질까 했지만
어제도 온유 돌 외식 때문에 푸짐하게 먹은 뒤라 별 생각이 없다.
그냥 남은 밥으로 대충 떼웠다.
이렇게, 다른날과 같은 결혼기념일이 지나지만
내 안에는 기쁨이 가득하다.
새벽에 오빠가 혼자 일어나 제자훈련공부를 하고 있는데
오늘 과제는 유서를 쓰는 일이었다.
자기인생의 남은 시간은 유서를 쓰는 시간밖에 없다는 전제하에.
오빠는 유서를 생각하며 울었단다.
자신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단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날이어서 너무 기쁘지만,
또 너무나 미안하고 그립고 힘들었단다.
그것은 남겨 놓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기념일 이벤트는 없지만, 매일 진실한 이벤트를 주고 받는다면
특별한 기념일 파티가 없어도 이정도면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글. 온유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