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합니다.
아내와 연애할 때 카페 한 번 간적 없었는데
결혼하고는 늘 함께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선물받은 커피머신으로 일 년을 마시다가
작은 비알레띠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내려 삼 년을 마셨습니다.
선교지에 나갈 때면 작은 도구들도 함께 꾸립니다.
밤이 일찍 오는 그 땅에 커피 한 잔은 선교사님에게 위로가 됩니다.
그러다가 올해 초부터 워터드립으로 내린 더치커피(dutch coffee)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한 방울, 한 방울 진지하게 떨어지는 물방울을 바라봅니다.
똑같은 물방울인데 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습니다.
때론 호흡처럼, 때론 한숨 같아 보입니다.
언젠가 다윗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사오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시 56:8)
지금 다윗은 사울에게 쫓기다가 자신을 숨겨준 제사장들까지도
모조리 죽임을 당하는 어두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결국 택한 망명의 땅 가드에서조차 원수들에 둘러싸여 울고 있습니다.
“하나님,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사람이 나를 삼키려고 종일 치며, 종일 삼키려 하나이다.” (시 56: 1-2)
언젠가 나는 하나님께 깊이를 구했습니다.
내가 가진 깊이로는 아무것도 담을 것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 때 하나님은 내게 다윗의 눈물을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의 아픔, 하나님의 아픔을 지적인 동의로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눈물을 알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깊이.
다윗은 눈물로 만들어 졌습니다.
오늘 흘리는 눈물들 안에 아버지의 마음이 있습니다.
느리지만, 충분한 시간동안 만들어 내는 더치커피를 보고
사람들은 ‘커피의 눈물’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더디게 떨어지는 커피 방울을 보며
신실하게 담으시는 주님의 눈물병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