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바빠지니, 저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우리 오빠는 화를 잘 내지 않고, 잘 인내하는 등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반면에 허점 또한 엄청 많습니다.
주의력이 없고, 덤벙거려서 실수가 잦습니다.
그래서 자주 저한테 지적을 당하지요.
그런데 어제 아침에는 큰 실수 하나를 했지요.
며칠동안 쓴 논문을 한 번에 날려먹은 것입니다. ㅋㅋ
난감한 얼굴로 제게 그 이야기를 전해주며 함께 기도했습니다.
어제 종일, 저는 타이핑을 했지요.
정말, 정말 감사하게도 그나마 마지막에 프린트를 해놓은 게 있어서
열심히 열심히 타이핑을 했지요.
손가락이 아프고, 눈이 침침해져도 열심히 타이핑을 했지요.
이렇게 허점 많고 덤벙거리는 남편이지만
제 사랑하는 신랑이니까요.
언젠가 기도중에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골고다 언덕위로 십자가 지고 가는 예수님을 보고
사람들은 손가락질 하고, 비방했지만
그 사람들이 소리지르든, 욕을 하든, 메시아로 보이든 그렇지 않든
그 분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신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었다.
동일하게, 지금 내 곁에 있는 남편이 존경할만한 구석이 있든,
전혀 신랑이나 아이들의 아빠같이 보이지 않아도
이 사람은 너의 신랑이며 권위자란다.
저녁에, 써놓았던 조각을 찾아서 생각보다 일찍 타이핑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오빠에게 타이핑한 자료를 쓰며
짧게 글을 남겼습니다.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네.
힘들지만 힘내요.
사랑해. 여보”
신실하게 나를 사랑해주는 남편과
쫑알쫑알 귀여운 새끼새 같은 아이들과 함께 생일을 보내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주된 생각 하나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바뀌니,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내 마음을 조성하신 주님,
내게 새 마음을 부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