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난치병을 가진 무경이네를 오랜만에 찾아갔습니다.
이 아이는 태어난 지 1년이 되었지만 할 수 있는 건 겨우 하품 정도입니다.
무경이네 어머니는 반종교(과연 신이 있다면 왜 이런 고통을 허락하셨겠냐며 )였다가
처음 만난 날 감사하게도 복음을 전하게 되었고 그 후로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기도할 적마다 눈물이 흐른다.’ 하십니다.
작은 거실에 앉아 함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눈물과 아픔이 가득했던 중환자실에서 그들과 함께 하셨으며,
이렇게 약한 무경이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신다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함께 기도한 후배가 내게 그때의 감동을 이렇게 나누었습니다.
“선배, 하나님께서는 약한 무경이를 통해 우리가 서로 연합하고 기도함으로
그렇게 당신의 나라를 이루어 가시는 것 같아요.”
당신의 나라는 이렇게 가장 약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 가시네요.
무경이 어머니는 내게 무언가 도울 일이 있다면 돕겠다는 말을 남기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무경이 어머니의 말씀을 계속 되씹게 되었습니다.
세 명의 자녀를 돌보느라 정신없을텐데 무엇을 도우실 수 있을까.
아마도 당장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분명히 무경이 어머니는 누군가를 도울 일이 있을 거란 확신이 생겼습니다.
무경이를 돌보면서 느낀 수많은 아픔과 동시에 받게된 위로들은
치명적인 아픔으로 울고 있는 누군가를 위로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가 입은 상처는 상처 입은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두 약한 구석이 없다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누구나 약한 구석이 있고, 누구나 서로 도울 수 있기에
우리는 서로 누군가의 반창고가 되어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