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무릎 꿇고
받은 기도는
ㅇㅇ에서 있었던 작은 모임이었습니다.
주요 행사를 기다리는 동안
같은 테이블에 함께 한
선교사님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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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님의 사역을 듣다가
내가 만든 영상 하나를 보여주었는데
눈물이 가득 차오른 눈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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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반군 지역에 들어가
선교활동을 하던 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목숨을 걸고 그곳에 있었지만
‘아무 열매도 보이지 않아서
의미 없어 보이는 이 사역을
이제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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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여준 영상에서
낙심했던 그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존경받던 현지의 지도자였지만
예수님을 믿고 자신의 마을에
예수님을 전하러 들어갑니다.
돌을 맞거나 험한 꼴을 당하지만
기도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고백하며
수고의 열매는 하나님께 속한다는 내용으로
영상이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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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흐느끼던 그는
다시 그 지역에
들어가겠다고 내게 말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위험한 사역이면 그만두고
다른 사역을 시작해도 괜찮다는 말을 했습니다.
몇 번이나 목숨이 위태로웠던 상황을
전해 들었기 때문에 내가 사지로
몰아넣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만, 어떤 선택이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이면 좋겠다는 말을 보탰습니다.
그리고 선교사님께 기도를
받기 위해 무릎을 꿇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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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걸음마다 얼마나 위태로울까요
그래서 다음 걸음은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목숨을 내걸고 수고했지만
수고한 만큼의 열매를 보지 못하면
우리의 걸음은 힘을 잃게 됩니다.
그러나 열매는 우리의 영역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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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홍대 클럽 밀집 지역에서
김상인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거리에서 청년들에게
리얼 라잇(Real Light) 사역을
하신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늦은 시간, 거리를 헤매는 청년들에게
라면과 담요를 나눠주고
서로가 움직이는 교회가 되어
진짜 불빛을 찾아가는 시간들.
그때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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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는 선교사님의 피 위에
세워진 도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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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장을 듣는 순간, 양화진에서 만났던
수많은 기념비들이 기억났습니다.
비록 당대에 아무 열매를 보지 못할지라도
누군가의 수고, 땀과 피를
하나님은 결코 잊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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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하나님이 누군가에게 기름 부으신다면
누구에게 기름 부으실까요?
흠이 없는 사람이나
능력이 많은 사람, 유명한 사람을
택하시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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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가 없어서 낙심할 때도 있지만
수없이 흔들리더라도
순종해서 걷는 그의 인생과
주님을 향한 마음의 방향 위에
기름 부으실 거라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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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열매 없는 사역 앞에
낙심하던 그분에게 무릎 꿇었습니다.
한없이 흔들리는 인생 속에서
내 마음의 방향이 주님을 향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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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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