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집’ 엘 갔다.
그 곳엔 부모들이 버린 정신지체 아이들(어른들도)이 모여 있는 곳이다.
구석진 곳의 작은 건물 벽에 장나라 와 찍은 사진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알려진 곳이다. 싶어서
다음엔 안 올 곳인가 보다. 생각했었는데
아이들을 줄 세워 놓고
욕실에 앉아 한 명씩 발을 씻어 주는데
손으로 조금만 만져줘도 각질이 떨어져 나온다.
그리고 이내 물위로 때국물이 떠올랐다.
씻겨도 자꾸만 벗겨져 나오는 각질들에 기가막힐 지경이다.
아저씨들 면도까지 끝내고 손을 씻고 나왔는데
누가 손 위를 가리켜서
보니 손 위가 하얗다. 각질이 덜 씻겨 나간 모양이다.
부모에 대한 그리움에
마냥 반가워 안기는 녀석들.
그나마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한 미영이는
손바닥에 글씨도 쓰고 말귀도 알아듣는다.
눈이 참 맑다.
다 큰 아이 하나는 오줌을 싸고
중간 아이 하나는 내내 서럽게 울어대고
아주머니 한 명은 나가려고 하는데
팔을 잡고선 약속을 해야 한단다.
무슨 약속인지 짐작이 가서
안하려고 하는데. 도장까지 찍자며 졸라댄다.
다음에 꼭 다시 오라는 약속이다.
정신장애가 심한 아이들은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모인줄 알고 좋아하고 안긴다.
그렇게 아는게 불행인지.. 차라리 다행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