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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사람들

by 이요셉
2024-09-26
늦은 밤, 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피곤하고 길었다.
도중에 버스를 내리고 싶었지만
차라리 집에 도착해서 쉬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찌 집에 도착해서 바로 침대에 누웠는데
몸이 물먹은 수건처럼 무거웠다.
체온계를 재보니 38.5도가 넘어가고 있었다.
바쁜 일정에 로잔대회까지 더해져서 컨디션에 무리가 온 것 같다.
빨리 해열제 하나를 먹고 애벌레마냥
몸을 웅크리고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얼마간 쉬었다고 몸도 마음도
안정이 생겼다. 내일 있을 수업을 제대로 준비했던가?
무리하면 내일 일정 자체가 무리가 올 것 같아서
조금 미루기로 했다.
 
온유가 나보다 더 늦게 집에 들어왔다.
시험기간이라 학교에 머문 시간이 길었다.
아빠가 아프다고 호들갑인 모습이 우습기도 고맙기도 했다.
 
필요한 것 있으면 얘기하라는 말에
온유에게 아빠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기도가 고마웠다.
그리고 누워있는 내 몸에 다가와서 그동안 있었던
여러 일들을 조잘거리며 이야기했다.
어쩌면 이렇게 디테일한 기억을 잊지 않고 있을까?
기분이 좋았던 일,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일, 고마웠던 일..
몇 주동안의 따돌림과 학폭사건속에서
이 아이가 느낀 태도와 행동들을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들이 온유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어 줄것 같았다.
 
그렇게 30분이 흘렀을까?
온유가 처음 좋아했던 연예인이 가수 지코였다.
그래서 지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화제가 지코에 대한 이야기로 흘렀다.
지코는 놀것 같이 생겼지만, 별로 그렇지 않아.
술도 35살이 넘어서 먹었고, 담배도 피지 않아.
책도 많이 읽어서 가사도 잘 쓰는 편이야.
그래서 지코는 내 롤모델 중 한 명이야.
 
내가 닮고 싶은 롤모델이 몇 명있어.
그 중에 아빠도 내 롤모델이야.
멋있어.
 
온유가 시험 공부를 하러 방으로 들어갔는데
나는 누워있는데, 그 따스한 공기가
방안에 머물렀다.
무척 고마운 말인데, 나는 온유의 말에
뭐라 답을 하지 못했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편지를 써야 하는 날
아빠가 고마웠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살아가며, 하나님은 내게 고마운 사람들을 붙여 주셨다.
왜 나와 함께 하지? 왜 나에게 선의를 베풀지?
왜 나를 환대하지?
기억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학교에서 수업을 앞두고 홍정호 목사님께
문자가 왔다.
타고 계시던 경차를 내가 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차를 인계하기 위한 필요한 정보들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내 주변은 온통 고맙고 따뜻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언젠가 아내가 내게 말했다.
오빠 주변은 왜 이렇게 좋은 사람이 많아?
그러게요. 주님, 살아가면서 무릎이 꺽일 만큼
힘들 일도, 그런 상황도 많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가 내게 날마다 넘칩니다.
 
공기중의 밀도보다 더 가득
주님의 인자와 진실이 나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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