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에서 사진을 배웠습니다.
뭔가 아쉽거나, 배워야 한다면 책을 찾거나 배울 사람을 찾으면 되는데
먼저 이것 저것 시도해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사진을 가르칠 일이 생겼을 때
가르치는 사람들을 위해서, 처음 사진이론에 대한 책을 읽다가 현타가 왔습니다.
책의 가장 뒷 부분에 있는 내용을 사진을 찍으며 처음에 익혔고
책의 초중반에 있는 내용을 사진을 찍으며 나중에 익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대신, 늘 현장에 부딪혀 배우는게 습관이 되었을까요?
꼭 사진이 아니어도, 삶의 습관과 지혜, 세상을 살아가는 법도
나중에 배우게 되었습니다.
휴지로 코를 푸는 법도 고등학교때 알게 되었고
짬뽕도 20대 중후반이 되어서 처음 먹었고
순대도 군대에서 처음 먹었습니다.
삶과 믿음도 순차적으로 배운 것 같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었고, 내 힘으로 살았을때의 한계를 알게 되었고
예수님과 동행하기를 구했고, 내가 죄인인 것을 알게 되었고, 뒤죽박죽인데 싫지는 않습니다.
뒹굴고 넘어지다 보니, 사람의 수고와 의지의 한계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마음 먹으면 된다고 말하지만 인생은 그리 녹록치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올해도 하나님은 내게 인생을 새롭게 배우게 하십니다.
깊은 물을 잠수하기 위해 숨을 멈추는 연습도 하게 하시고
쏜살같은 인생을 돌파하고, 지나는 연습도 하게 하십니다.
내게 맡기신 인생을 책임지지 못할까 두려운 마음도 생깁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인생은 없기에, 망신 당하는 것을 두려워 말아야 겠습니다.
축농증과 비염의 계절이 왔습니다. 그래서 할 일을 앞에 두고 자꾸만 책상에서 졸게 됩니다.
하고 싶은 일은 늘 의욕만 앞섭니다.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잠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