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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by 이요셉
2015-09-24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친척에게 떼인 빚보증 때문에
우리 집은 긴 세월동안 빚 갚기에 바빴다.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
우리 집은 정육점을 했는데
나를 낳고 산후조리도 못한 엄마는
항상 몸이 아팠다.
정육점 안에는 그런 엄마를 위한 좁은 공간이 있었다.
누런 장판위로 늘 뜨거운 불이 있었다.
몸이 찬 엄마의 유일한 보금자리였기에
손님이 없을 때는 꼭 그 자리에 누워 당신의 몸을 추스렸다.
손님이 많을 때는 내가 그곳을 차지하고는 분주한 가게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다.
엄마는 힘들게 빚을 갚아 나가면서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참 많이 도우셨다.
몰래 몰래 도우시다 부부싸움도 하시고,
뜨거운 여름, 곰탕 국물을 내다 파시기 위해 땀 흘려 불 지피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 중에서 고기 자르는 기계에 엄마 손가락이 잘려 나간 날은 결코 잊지 못한다.

…
떨어진 손가락 자리에 엉덩이 살로 이식 했다.
그래서 아직까지 손가락에 밴드를 붙이고 다니시는데
가끔씩 엄마의 벗은 손가락을 보면 선인장에 피어오른 꽃 같단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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