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카메라를 들고 만난 40여명의 사람들 이야기가
<해피 파인더 /랜덤하우스>라는 제목의 책으로 나왔답니다.
아래 머릿글을 옮겨 적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파하는 사람들이 위로 받고 사랑하며
무엇보다 하나님만이 영광받길 소망합니다. 아멘.
– 뜨거운 햇살아래 난 창희형네 집으로 발길을 향했다.
소아마비로 몸이 불편한 창희 형은 지하방에 혼자 살고 있다.
난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내가 만나는 사람과 풍경을 촬영하지만
이 날 만큼은 예외였다.
나 스스로를 시험해 증명하고 싶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작업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인 가에 대해서 말이다.
그래서 밀린 작업을 팽개치고
뜨거운 태양 아래 창희 형에게로 향한 것이다.
창희 형을 만나 함께 식사를 하고
어지러운 집안 청소를 다 끝낸 후에도
여전히 내 물음은 답을 찾지 못했다.
그 이후로 난 한 달 동안 사진을 찍지 못했다.
카메라는 늘 품에 지니고 다녔지만
어쩐 일인지 누구를 만나도 쉽게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한 달이 되는 날, 집 앞 다리위에서 개천을 내려다보며,
카메라를 꺼내 한참동안 셔터를 눌러댄 일이 생각난다.
오랜 고민을 통해 사진의 대상에
앞서 이보다 더 근본적인 것에 대한 답은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진정 가치 있는 일에 내가 통로가 되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하든
그것이 꼭 사진이든, 그렇지 않든
나를 통해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는 것이다
나와 그대를 통해 아름다운 풍경과 풍경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것이면 답이 되지 않을까..?
처음에는 그냥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었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게다가 나는 색약이다.
가고 싶던 대학의 신체검사에서
색약판정을 받고 탈락되어 우울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남들처럼 색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나는 그저 장애가 있는 내 눈이 보는 그대로를 사진기로 그려낼 뿐이다.
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 말고도 나는 약점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 약점이 나는 감사하다.
약점은 나를 겸손하게 하고
그로 인해 좀 더 진실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사진사로는 불완전하지만 그 안에 진실과 사랑을
담아낼 수 있다면 그 뿐이다.
이 책은 이렇게 나와 같이 약점 많은 사람들,
하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넉넉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들,
그렇게 허허거리며 만난 내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