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교실을 잘 열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 꽤 오랫동안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모두가 제 스케줄에 맞춰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나
격주에 한 번 정도를 만나
사진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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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진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배우며 출사를 나가기도 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고
소감이나 발표를 하고
서로의 사진을 비교하고
주제를 고민하면서전시할 사진까지
고르는 시간과 수고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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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수업 시간에
액자를 만들어 작가들의 품에
작품을 안겨줬을 때,
그분들의 감격스런 표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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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찍은 사진을
인화해서 자기가 안고 있을 뿐인데
무슨 대단한감동이 생길까 싶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내게도 묘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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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인화하는 거라
가성비 좋은 기성품 액자를 고민했지만,
잘 차려진 옷을 제대로 입혀주고 싶어서
액자 집을 오가며 남몰래 시간과 수고를
들였습니다. 그래서 작가들의 표정을
바라보는 내 모습도 무척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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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교회가 위치한 방배동은
재개발 지역이라 이분들이 찍은 흔적은
곧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역사는 누군가에 의해
꾸준히 기록되고 이어집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본인들에 의해
교회의 역사가 이어지는 것 같아서,
나도 그 속에 작은 보탬이 된 것 같아서
함께 한 시간이 특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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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교실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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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예쁜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면
멋진 모델을 데려다 아름다운 배경에서
비싼 카메라로 사진 찍으면 됩니다.
좋은 사진은 어떤 사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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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진을 배우는 동안
좋은 사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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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배우기 전과
사진을 배우고 난 후에
얼마나 많은 것이 달라졌는지를
누군가 내게 질문한다면
나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답은 우리가 함께
고민했던 시간에 숨겨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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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교회 안에 있는 작은방을
목사님과 성도들이 온몸에 페인트를
묻혀가며 전시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라질 교회의 흔적을 담은
성도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나가다가 궁금하신 분들은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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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풍경 #14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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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올해마지막전시 #보시기에좋은사진전
#윗사진은_김용진_최윤희_권재희_이현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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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기에 좋은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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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기간 : 2022. 12. 18(일) ~ 25(일) _휴무일 (월, 수)
✔ 관람 시간 : 11:00 – 17:00
✔ 장소 : 방배성산교회 _ 서울 서초구 효령로14나길 4
✔전시 문의 : 02-585-5381, 010-3014-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