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이들이
장난치듯 놓아둔 흔적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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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중에 몇 개를 주워다가
사진으로 담아 두고는 합니다.
아이들은 별 의미 없이
적어 놓은 글들.
장난스러운 그림들, 낙타 인형,
아빠 사랑해요. 같은 글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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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선배들의 말을 들어서도
내 경험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아이 같은 그림은 시간이 지나면
어른스러운 그림으로 변할 테고
간지럽히듯 속삭이는 표현들은
부모가 아닌 친구나 다른 대상을
향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때가 되면 내게 차갑거나
무관심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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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되면 섭섭할 수 있지만
그 시간은 아이들이 자라나는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을 수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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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주워 놓은 그림들이
내 마음에 들어서
모니터 한 쪽 구석에 붙여 두었습니다.
저녁을 먹다가 아내가 갑자기
내가 붙여 놓은 그림이 생각난 모양입니다.
급히 딸의 손목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가 나왔습니다.
모니터에 붙여 놓은 그림을
보여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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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아빠, 감동이야.”
하고는 아이가 기분 좋은
표정이 되었습니다.
아니 고작 이런 것에 감동이라니!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사소한 흔적에
우리는 이렇게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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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좋으라고 한 게 아니라
나 좋으라고 한 건데
아이가 좋아하니
나도 좋아집니다.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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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4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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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비타민 #아이들의흔적 #육아를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