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모학교에서
강의를 하다가 수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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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과도하게 성숙한 아이로
만들지 않기를 말했다.
아이와의 흥정과 거래를 통해
어른의 소비와 문화를
일찍 접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아이는 아이의 생각과 수준을,
나아가 결핍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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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때 영국의 성인 남성
평균 수명은 32세가 채 되지 않았다.
(여성의 경우는 출산 등으로
14세에서 40세까지 평균 수명은
남성의 절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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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짧은 생애 속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들은
특별하지 않았을까?
만남, 사랑, 인생..
삶. 살아남는다는 것은
특별한 선물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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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의료가 발전함에 따라
수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원하는 것들은 값을 치른다면
살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재화뿐 아니라 인간의 경험이나
감정, 지식, 심지어 수명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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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딸 온유의 친구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고급 명품 백을 선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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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의 소식은
전해 듣지 못했지만
혼자서 상상을 했다.
갖고 싶은 것에
부족함이 없어진다면 어떤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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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면 명품 백을, 원하면 핸드폰을
원하면 자동차를, 원하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게 된다면
나중에 이 아이는
어떤 선물을 받으면 가슴이 설렐까?
또래 친구가 선물하는 수준,
필통이나 노트, 머리핀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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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만족감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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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부모라는 죄’
이 슬픈 말을 요즘 종종 듣게 된다.
내게 아파하며 이 문제로
눈물 흘리는 부모들이 있다.
사랑해서 모든 것을 바쳤지만
사랑해서 서로 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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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고
책임지고 싶지만 한계를 가진 사람이라는
이 당연한 전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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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조차
바리새인들과 마지막까지 갈등하셨다.
갈등은 우리 인생에 당연한 것이며,
우리는 상대의 인생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책임질 수 없는 사람이다.
물론, 상대의 감정을 내가 처리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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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다시 평범한 일상을 생각한다.
일상의 반복되는 걸음에서도
폭풍 같은 하루하루 속에서도
결핍 가득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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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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