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할 때 드러나는
내 이상한 성격 중 하나는
이미 조명된 사람에게나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한 촬영으로는
피사체에 잘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뒤 후반작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참 많이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생각만큼 되질 않는다.
얼마 전 어느 잡지사의 청탁으로 희아네 집에 촬영을 갔다.
잡지사 의도에 맞게 촬영을 하는 틈틈이
희아의 일상의 모습도 담으려고 애썼다.
물론, 내 연작 작업을 구상했던 거다.
두 번의 촬영 동안 희아는 내게
자신의 앨범과 책을 선물했다.
희아에게 어머니에 대한 생각들을 물었더니
자신의 인터뷰 내용들을 조목조목
인터넷 등을 찾아 보여준다.
아. 이미 많은 사람들이 희아에 대해 조명했구나.
그러면서 작업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렸던 것 같다.
얼마 전 티브이에서 희아에 대한 휴먼다큐를 방영했다.
그 방송을 보며 실제와 방송이 가까운 녀석이다. 싶었다.
한 두 번 본 내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내어 보이고, 노래하고, 연주를 들려주는
꼬마친구. 참 귀한 아이구나..
예전에 조엘 작업할 때 생각이 난다.
티브이방송과 온갖 신문매체등에서
앞다투어 취재하는 이 친구를
나까지 가세해서 무엇 하나.
하지만, 이런 여러 생각들을 뒤로 한 채
나온 작업물에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감사하고 자복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지난 얘기지만,
그리고 앞으로의 얘기가 되겠지만,
그 안의 진정성과 의미와 나누어짐을
내 체질의 어떠함으로 가로막아서는 안 되겠다.
하늘에 반해
포기하는 자유라면
그건 자유가 아니다.
멈추어 생각하라.
진정,
진리가 나를 자유케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