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일이면 오전과 오후를 나누어 두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그 중 오전이 정훈이와 같은
시각장애인 친구들이 모이는 새하늘 교회다.
매 주일 십여 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이 작은 교회서 내가 하는 일은 아주 작다.
예배 중에 성경봉독을 하거나,
예배 후 점심 배식을 돕는 일 정도이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노량진에서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모임까지 마칠 때 즈음엔
피곤함으로 파김치가 된다.
그럼에도 오전에 드리는
이 예배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몇 번이나 이 유대의 끈을 놓고 싶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예수님의 풍경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
세리와 문둥이 시몬의 집에 거해
그들과 친구가 되는 당신의 모습 앞에
나는 예수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하면서도
실제 모습은 그 분의 풍경과
너무나 동떨어진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예배드리는 모습은
어느새 예배가 익숙해져 버린 나를 깨우친다.
안 보이는 눈으로 교회까지 찾아오는 길고 먼 여정과
외워서 쳐내는 피아노 반주 소리,
점자로 된 두꺼운 찬송가와 성경책.
우승이와 정미누나 부부가 이번 주에 딸을 낳았다.
태어난 아이에게 신장이 하나 밖에 없단다.
강대상에 선 목사님은 자신의 기도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 하셨고
온 성도가 이 작은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같은 아픔을 느낀다.
부족할 것만 같은 이 작은 교회에 넘치는 사랑이 있다.
그 속에 머물다 보면
어느새 내 아픔과 고민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