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먼 곳까지
걸어오다니..
멈춰 서서 생각하다.
아직도 해갈되지 않은 고민들이
머릿속에 우글거린다.
내가 앓고 있던 그 짧은 찰나 속에
해는 빠르게 지고
강렬한 섬광으로
모든 생명체의 그림자를
비 내리듯 어루만졌다.
나는 걸어야 했다.
관념적인 세계 속에 빠져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상을 꿈꾸되 나는 땅 위를 걸어야 한다.
해가 지기 전에..
내 그림자가 지워지기 전에..
내 그림자가 가장 길어질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