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전쟁 / 신20:10-20>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당시의 역사적인 정황들을
현재의 우리 삶의 모습과 1차원적으로 이어서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오늘의 말씀처럼 이해되지 않거나 적용하기에 힘든 내용들이 있습니다.
당시 고대근동지방의 전쟁에서는
군인들에게 특별한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승리한 뒤 얻는 전리품들이 그들의 임금이 될 때가 많습니다.
또한 당시 뿐 아니라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는 전쟁에 대해 너무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은 너무나 참혹하며, 실제적입니다.
누군가를,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절박항이 있습니다.
서로가 총을 겨눈 채 멋있는 대사를 읇조리는 것은
느와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입니다.
영적 전쟁에서의 상대는 우리를 우는 사자처럼 집어삼키려 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대적하지 않으면 우리는 평화불가침조약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전쟁 가운데서
스스로를 보면 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왜소해보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대하시는 모습은
상당히 의외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한 뒤, 계속 광야를 맴돌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군사훈련도, 군사적 전략들도, 군사무기도 가진 게 없습니다.
그런 이스라엘을 마치 강대국인양 취급하고 있습니다.
적군을 둘러싸서 포위하고 공격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전쟁에 ‘하나님이 당신들의 손에 넘겨주셨으니'(신20:13-새번역)
전쟁에 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없는 전쟁은 의미도, 승산도, 이유도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전쟁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기업으로 주신 약속의 땅에서의 전쟁과 그 밖의 전쟁.
기업의 땅에서 주신 전쟁에서는
하나님은 그곳에서 진멸을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특별한 진멸법인 ‘헤렘’을 말합니다.
이 곳에서의 전쟁은 화평을 청하지도 말고
하나님은 호흡이 있는 자를 하나도 살리지 말라고 하십니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멸하라는
이해하기 힘든 명령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죄의 심판입니다.
역사의 최종에 있을 심판의 모형이기도 합니다.
또한 가나안 민족들의 극심한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에게 심각한 죄의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신20:18)
죄에 대해, 나를 물들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단호해야 합니다.
사람은 너무나 죄에 연약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너무나 치명적입니다.
내가 나를 죄로 부터 지킬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넘어지기 쉬운 교만인지요..
하나님은 전쟁의 도구로 쓰일, 혹은 엄폐물로 쓰일 수 있는
나무에 대해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수목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20:19-20)
우리는 인류의 진보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너무나 많은 자연을 희생시켰습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속한 전쟁이라도 말입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하나님이 주신 영역들을 제대로 지키질 못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