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집근처 상가에서 떡볶기를 사서 포장했습니다.
가족이서 식탁에 앉아 용기 뚜껑을 열었는데
가격대비 너무 적은 양이 담겨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실수로 잘못 담겨진 건지, 아니면 이만큼 물가가 오른건지.
다음에는 떡볶기도 못 사먹겠다며 입맛을 쩝쩝거렸습니다.
언젠가의 하루가 생각났습니다.
나는 평온했지만, 친구가 앞으로의 불안한 미래를 종일 쏟아냈을 때
나의 평온함은 엉망진창이 되었고, 불안한 감정이 가득했습니다.
물가와 세상의 흐름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때로는 신앙보다 더 가까운 삶의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 샬롬. 주님으로 인한 평안을 어떻게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오후였습니다.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엉망진창인 하루속에 주님을 초대했을 때
매번 이 하루는 선물이며 기적이라는 것을 기억하려 합니다.
어제 사진전시회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10 번은 거절했던 것 같습니다.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담당 직원의 포기할 줄 모르는 요청에 수락하게 되어서
가지게 된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작가와의 만남이 끝나고 선착순으로 신청해서
만난 이들이 하나같이 고맙고 의미있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내가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던 수고들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며,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서 난감했습니다.
내가 정말 헌신적이거나, 수고했다면 모를까
주님앞에 최대한 방어적으로, 한걸음씩 걸어갔을 뿐인데
누군가에게 그 걸음에 대해 감사 인사를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눈물 흘리는 이들에게,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주님 앞에 기도합니다.
매 번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는 내 모습을
오늘 또 회개합니다.
기대하지 않지만, 동시에 주님으로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