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두한이를 만났을 때
냄새가 너무 심했어요.
나는 그렇다 치고 매장에 온 손님들까지 힘들어 했어요.
하나님이 왜 이 친구를 내게 보내주셨을까. 원망도 많이 했어요.”
병석이형이 운영하는 컴퓨터 가게에
단골손님처럼 들락거리던 두한이는
결국 오랜 노숙생활을 접고 형이 마련해준 ‘사랑방’에 기거하고 있다.
“사랑방은 두한이를 따뜻한 곳에서 재워보려다가 시작되었어요.
추운 길거리에서 잠자는 걸 보고 가슴 아파하지 않을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경영하는 ‘컴보미’ 아래층에 창고를 비우고
두한이를 재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한 명, 두 명 모이게 된 거예요.
처음엔 이런 것들은 꿈도 못 꿀 형편이었어요.
창고로 쓰던 방도 비워야 할 정도로 어려웠거든요.
두한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말씀이
마가복음 9장 37절이에요.”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요.
병석이형은 두한이에 대한 긍휼함을 가지고 사랑방을 만든 후
이번에는 노량진에서 믿는 이들끼리 모여 공부하고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 뒤, 놀랍게도 방을 하나 더 얻게 되었다.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2개의 방을 빌리면서 40만원을 쓰게 되었는데
그 후, 일주 일만에 안 팔리던 물건이 날개 돋힌듯 팔리기 시작하더니
사용한 돈의 10배가 돌아왔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
“하나님이 주신 돈에 대한 액수를 계산한 게
너무 죄송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젠 주님이 마음을 주시면 계산하지 않고 행하려고 해요.
주님을 영접한 지 이제 1년이 넘었어요.
5년 전, 우리 집은 현금으로만 100억 원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때, 전 늘 술만 마시고 다녔어요.
지금 교회 다니는 사람들 보면
주일 날 술 안 먹고 다니는 것만 봐도 착하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요.
그 돈을 가지고 있었으면 이 아이들이 눈에 안 들어왔겠지요.
아버지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서 간암에 합병증으로 돌아가셨어요.
빚이 10억이 생겼어요.
그 뒤 온갖 일을 다해봤어요.
두한이 처럼 노숙도 해봤지요.
그러다가 작년 이맘때 새벽 3시까지 술 먹다 잠들었는데
무슨 힘에 이끌렸는지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는데 내내 울었어요.
그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찬양이
‘형제의 모습 속에 보이는 하나님 형상 아름다워라.’ 예요.
이 형제들과 함께 사는 이유가
형제의 모습 속에 보이는 하나님의 형상 때문이에요.
희망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지만
사실 전 하나님들과 살고 있어요. 하하.”
병석이형은 6학년 딸, 7살짜리 아들, 아내와 넷이서
사랑방 보다 훨씬 작은 단칸방에 월세로 살고 있다.
보장된 미래가 없는 건 두한이와도 같지만
형이 가진 이 넉넉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 되심을 인정하는 믿음이다.
이 믿음 가진 사람을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을 만드시고 경영하시는 분이 바로 우리 아버지시다.
“저희 집이 넉넉했을 때
어머니께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 ‘행복하다’ 라는 말이예요.
아직 예수님을 믿지는 않지만
이 아이들을 먹이라며 손수 반찬을 만들어 보내주셨어요.
그러면서 이젠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세요.
어머니도 예수님을 인정하고 계세요.
곧 믿으실 것 같아요.”
병석이형은 사랑방을 너무 사랑하게 되었지만
자신들만의 공동체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랑방 한 쪽 벽면에 노란 포스트잍 한 장을 붙이셨다.
각성하자는 의미로 공동체 식구들에게 내민 옐로카드다.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저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사는 것인데
주신 인생을 그렇게 소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끼리 웃자고 하나님이 공동체를 모으신 게 아니란 의미의 옐로카드다.
“나는 언젠가 이곳을 떠날 거예요.
제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공동체가 건강한 거죠.
지금은 몇 안 되지만 하나님의 용사 300명을 기르면
전 떠날 거예요.
이미 떠날 곳도 마음에 품고 기도하고 있어요.
우상숭배가 가득한 도시 하나를 마음에 두고 있어요.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그렇게 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