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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일기 #60

by 이요셉
2015-09-24

.

두한이가 새양복을 맞춰입은 날,
장애인 취업박람회를 통해 면접을 보고 난 후,
지하철 택배회사에 5:1 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오늘은 최종 계약서를 쓰기로 한 날이다.
두한이가 조금 긴장했다.
그도 그럴것이
십여년의 앵벌이나 노숙생활같은 경력이 아닌
처음으로 번듯한 직장에 시작점을 찍는 날이지 않은가.
간간이 규장출판사의 서고에서도, 버드나무에서 택배일도 해보았지만
그 곳에서는 자의반 타의반의 굴레였던 것 같다.

계약하기로 한 사무실 앞 계단에서 두한이와
함께 손을 맞잡고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이번에 택배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예전처럼 중간에 금방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일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아는 주위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아… 두한이의 기도를 듣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옛날 두한이의 기도는 결코 이렇지 않았다.
두한이도 자신에 대해 자각하고 있었다.
얼마나 구체적으로 자신의 연약함과 필요를 내어놓는가.

사무실에 들어간 두한이는 사장님과 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어서며 큰 소리로 인사했다.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사무실을 나오며 ‘아버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만을 되뇌었다.

두한이가 처음으로 작성한 계약서를 보며
함께 보낸 시간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가 두한이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자기 마음대로 떠다니는 구름 같지만
긴 시간 여행하며 때로는 시원한 수분을 머금어 메마른 곳마다 비를 내린다.
자신의 삶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풍성한 씨를 심고, 기르는지…
아는 모든 이들이 함께 열매를 수확하는 기쁨을 누릴 날을 소망해 본다.

– 늦은 밤,
두한이를 교회 기도실에서 만났습니다.

“두한아,
내일 출근하려면 일찍 자야지.”

“형,
우리 회사에 일이 없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기만 했어요.
제 기도가 필요한 것 같아서
하나님께 기도 드릴려구요.”

전날 드린 기도 덕분에
다음 날은 택배 일을 세 건이나 맡았다며
좋아 하던 두한이.
지금쯤 피곤해 뻗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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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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