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오피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고 알려져 있지만
막상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풍족해 보였다.
수 천개의 NGO단체들이 이 곳에 몰려있기 때문이란다.
가장 가난한 나라라는 이미지 때문일까.
슬픈 사실은, 이 곳에도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처럼 에이즈가 많지만,
굳이 에이즈에 대해 예방하려 애쓰질 않는단다.
(가난한 나라라는)주력상품 하나에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이다.
마치 NGO를 유치하기 위한 사업장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풍족한 사람들은 더욱 살찌우고, 가난한 이들은 여전히 목마르다.
그래도 조금씩은 나아지겠지..
아디스아바바에서 가장 빈민들이 몰려 사는 곳 중 하나인
리데타지역이다.
이곳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자들이 많이 있다.
데멜라쉬가 사는 곳도 이 곳이다.
데멜라쉬는 어머니와 남동생 셋이서, 손바닥만한 작은 흙집에 살고 있다.
출입구가 하나 뿐인 직사각형 방을 3등분한 이 곳에 세 가정이 살고 있다.
사생활은 없다고 보면 된다.
데멜라쉬의 어머니는 왼쪽 팔이 없는 장애아로 태어났다.
남편이 6년 전, 병이 들어 죽은 뒤부터 혼자서 두 아이를 책임져야만 했다.
그래서 교회 앞에서 구걸하기 시작했다.
에디오피아에는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다.
선행을 베풀면 그들이 자신을 위해 축복해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능한한 여러 사람에게 돈을 주려 한다.
100원을 줄바에, 10원씩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는 식이다.
때론, 적선할 때 거스럼돈을 주고 받기도 한다.
이렇게 어머니가 한 달동안 구걸하게 되면 한 달에 30비르(3천원)를 벌게 된다.
이 좁아터진 한 달 방세가 50비르다.(5천원)
이런 어머니를 돕기 위해 데멜라쉬는 방과후에 행상을 하거나, 신문배달을 하고 있다.
나머지 20비르를 데멜라쉬가 메꾸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은 구걸하며 얻게 되는 음식으로. 그 음식마저도 없으면
작은 빵 한 조각으로 온 가족이 나눠먹는 것이다.
그래서 야채 사먹는 것은 힘들다. 고기 먹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아디스아바바 시내를 돌다 보면 구걸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부모가 6살 미만의 어린아이들을 길에 내몰아 사람들의 동정을 사서
구걸 하도록 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데멜라쉬의 어머니는 두 아들을 길에 데리고 나가 같이 구걸 한 적도
시킨적도 없다.
자식만큼은 반듯하게 키우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이다.
당신의 바램처럼 두 아들은 어머니가 구걸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반듯하며 밝은 성경을 가지고 있었다.
데멜라쉬는 아침에 공부를 하고, 오후에 학교를 가고,
방과후에는 저녁 늦게까지 물건을 판다.
(아침에 공부하는 이유는 불을 켜지 않아도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멜라쉬는 학교에서 늘 1등을 하는 모범생이다.
요즘 행상을 하느라 공부가 소홀해져 5등으로 떨어졌다며 수줍게 웃는다.
수줍게 웃는 데멜라쉬의 집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에디오피아에선 비가 내리면 도리어 집에 있던
빨랫감을 꺼내 빨랫줄에 널어놓는다.
물이 귀한 곳이기에
아니, 물을 돈 주고 사야 하기에
차라리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빨래를 한다.
비는 한참을 내렸다.
하늘에서 값없이 내리는 비에 이 땅의 목마름이 조금 해갈되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