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라와 자취를 하며
자주 이사를 했습니다.
장마 때는 종종 침수되는 집에 살았고
교회 청년부에서
수해복구를 돕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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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집안에
쥐가 들어왔습니다.
벌레는 참을만한데
설치류는 질색하는 편이라
화장실로 몰아넣고는
한참을 벌벌 떨었습니다.
그래도 혼자 사는 집에서
혼자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며
‘주님 도와주세요. 에잇!’
온갖 무장을 하고 문을 열었더니
혼자 변기에 빠져 죽어 있어서
안도한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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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몸살이 나서
고열 때문에 앓아누운 적이 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변기를 끌어안고 구토를 하다가
새해 아침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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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방인데
보일러를 아무리 돌려도
벽은 꽁꽁 얼었고
외벽에 붙은 화장실은
살얼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리 추웠는데 가스비는
20만 원이 넘었고요.
그래도 겨울은 옷이라도
껴입으면 괜찮았는데
여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바닥에
등을 붙이면 금세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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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방에서 탈출하기를
모색하던 어느 날,
남쪽 끝 섬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만 촬영하면
천만 원이 넘는 수익을 얻게 되는
잡지사의 제의였습니다.
그런데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고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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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무모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납니다.
감당해야 할 것도 많았는데
왜 그렇게 쉽게 거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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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한 이유는 너무 간단했습니다.
“요셉아. 오늘 나와 함께 가자.”
하나님이 내게 말걸으셨을때
“주님, 이 날은 안될 것 같아요.”
주님의 제의를거절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잡지사의 제의를 거절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어디든 함께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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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도 자취방에서의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합니다.
집이 침수되어서 짐들을
한쪽에 다 쌓아 올리고
섬처럼 책상만 겨우 사용하던 몇 달.
벽에 곰팡이가 가득해서
밤새 눅눅한 벽지를 떼어낸 시간도,
그런데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정말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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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성경을 읽으며 울었고
기도했습니다. 그 마음을 품고
오늘 내가 만날 가장 작은 자가 누구인지
주님께 물었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복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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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롬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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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예요. 주님.
나를 사랑하는게 맞나요?
내게도 관심을 좀 보여주세요.”
라고 주님께 말하기에
이미 하나님의 사랑은 넘사벽이었습니다.
“이게 내 사랑이야.”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
내 안에 너무 가득해서 나는 매일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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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요로움을 느끼고,
여전히 주님을 사랑한다 말하지만
마음 가득 주님만을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그래서 기도 제목을 물으면
여러 필요들을 접어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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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가득하기를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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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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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의추억 #사랑만이 #가득했던 #하나님의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