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번을 기다리듯
코로나가 지나가는 사이에
후각 기능이 떨어졌습니다.
코 끝에 향기를 가까이
가져다 대면 겨우 향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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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느껴지지 않아도
향기 분자는 코 속으로 들어가니까
너무 무리해서 맡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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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향을
선물로 주신 한서형 작가님이
향기 분자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 당연한 설명을 들으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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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일컫는 말입니다.
과거에는 질병을 유전적, 환경적 요인으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몸 안의 미생물 생태계를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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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느껴지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들이 세상에 가득합니다.
유명한 과학자는 방송에서
과학적으로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몇 년 전 인터뷰한 뇌과학자도
같은 맥락에서 인간이 가진 모든 정신세계와 감정을
앞으로는 과학적 산물로 창조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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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증명되거나 부정되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내가 꿈꾸는 가치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보이지 않는 가치로 만들어진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살아가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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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3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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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작가 #밀도있는삶을위한인문학
#마이크로바이옴 #보이지않는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