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핸드폰을 보고 있으면
꼭 많이 본다고 뭐라고들 말한단 말야.
그런데 아빠가 나한테 말하면
그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는 게
우리 아빠는 핸드폰을 거의 만지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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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빠가 집에서 핸드폰을
잡고 있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어.
일이 있으면 일부러 컴퓨터에
앉아서 처리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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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장학재단 행사 때문에
딸 온유와 함께하며
또래 친구와의 대화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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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너무 많이 보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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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 시간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노는 것도, 쉬는 것도 괜찮지만
핸드폰을 보는 일이 쉬거나
노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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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대화 속에서 내 의도가
절반쯤 들킨 것 같아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곁에 있을 때는 일부러 핸드폰을
멀리 두거나 사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확인해야 할 메시지가 있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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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지만 그렇게 한 이유는
내가 핸드폰을 잡고 있으면서
핸드폰을 보지 말라는 말은
상대에게 공정하지 않을 것 같아서입니다.
“내가 보는 것과 네가 보는 게 같냐?”
같지 않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지만
사실 같은 말입니다.
맞지만 맞지 않는 말이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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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중독 같은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즐거움을 알아가고 말하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그 속에서 얻는 것이 있지만
잃는 것들도 보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말하고 싶은 것들을
내게 먼저 적용해 보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내게 어렵다면 아이에게도 당연히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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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중요한 강의를 앞두고
주님이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말한 데로 살아가고 살아간 데로 말하라고.’
이 말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다짐이나 선언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서 기억하라고 주신 말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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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