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게도 희철이 어머니의
대장암 판정은 해프닝으로
잘 마무리되었지만
그 시간은 생각보다 아팠고, 그 과정을 통해
수면 아래 있던,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건져 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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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병변 1급과 파킨슨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희철이에게 평생 동안
어머니는 그의 손과 발이 되어 주었다.
단순한 기능을 넘어 존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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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장암 수술을 고민할 때
희철이는 이례적으로 수술을 반대했다.
벌써 몇 번의 수술을 경험한 어머니가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안심할 수 없었고
어머니가 없는 동안 희철이도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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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지나면서 두 모녀는
전에 없던 추운 계절을 견뎌야 했다.
“그냥. 이대로. 살아가다가.
아프지만. 생을 마감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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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꺼내지 못했던 질문을
이 아픈 시간을 통해 건져 올릴 수 있었고
구체적으로 고민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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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울음 앞에서 나 또한 명쾌하게
다른 대안을 말할 수 없어서
함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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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 대장암 판정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되었고,
(지방 병원에서 대장암 의심 소견을 밝혔지만
그 후 상급 병원에서 암은 아니라는 판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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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위기를 지난 덕분인지
다시 평온을 찾은 목소리로
우리는 대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살 것인가에 대한
불안을 잠시 유보하고
이제 내일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기로 했다.
건져 올린 질문을 마음에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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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4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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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철이가정에_마음모아주셔서_감사해요
#희철이의꿈 #보치아 #기부플랫폼체리 #창너머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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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herry.charity/public/campaign/cmpgnDtlPage/37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