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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방, 내 마음은 천국이었다

by 이요셉
2023-02-27

“지금 수고하면
나중에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텐데…”
학창 시절에 형이 내게
자주 했던 말이다.
⠀
그러나 나는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있는 그대로를
유지하는 게 좋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은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익숙한 곳도, 친구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
그래서 20여 년 전,
급작스럽게 서울에 올라올 때도
대단한 다짐이나 각오는 없었다.
⠀
하나님은 나를
밀어내듯 서울로 보내셨다.
나를 서울로 스카웃했던 분은
내가 살고 있던 대구에 내려와서
당시 일하던 회사의 사장과
부모님과 형을 설득했다.
나는 그 과정을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했기에 거절할 생각도 못 한 채
서울에 올라오게 되었다.
⠀
함께 일하기로 한 분과는
석 달을 함께 하지 못했고
그때부터 아는 이 없는
서울에서 갑자기 살게 되었다.
(막막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믿고 있다.
그런 갑작스러운 개입이 아니었다면
나는 목가적인 인생을
꿈꾸며 살아갔을 테니까.)
⠀
무엇을 먹고 마실지
무엇을 입을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매일 걱정해야 할 만큼의
현실이었지만
⠀
하나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까이서 나와 호흡하셨다.
매일매일 기적 같은 하루였다.
그래서 현실의 걱정은
늘 발앞에 있었지만
문제 해결은 내가 가진 능력
밖의 일이었으며
땅을 밟고 살기에 어깨는 무거웠지만
마음은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
⠀
서울에서 몇 번의 이사를 했다.
집안을 남겨 놓은 사진이 별로 없는데
이사 가기 전에 내가 살던 집과
내가 이사 갈 집을 찍어 놓은
사진 한 장씩을 찾았다.
창문 바로 옆이 교회였는데
드럼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수요일 예배시간마다
신림천을 따라 산책을 했다.
밤에 그 길을 걸을 때마다
얼마나 기도하고 찬양했는지 모른다.
⠀
집을 옮길 때마다 기적 같은
간증이 있었다.
간증이 있다고 궁궐 같은 집은 아니었다.
벽에는 곰팡이가 있었고
장마시즌에는 집이 침수되기도 했다.
⠀
궁궐 같은 집이 아니어도
내 마음은 천국과 같았다.
주 예수님이 함께 하신다는 기쁨이
마음에 가득했기 때문에.
감사만이 가득했던 공간이었다. 정말.
⠀
⠀
<노래하는풍경 #1493 >
⠀
#그때나지금이나 #벽에덕지덕지 #믿음의글
#발이찬편 #빨간담요 #곰팡이는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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