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한이와 온종일 신림동 골목을
걸었던 시절이 있다.
싸움도 못하는 주제에
허세란 허세는 다 부리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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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 나는 무서운 게 없어요.
밑바닥은 잃을 게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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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주겠다며
허공에 펀치를 날리며
훅훅. 쨉쨉을 외쳐댔던 날,
그 시절에 두한이에게
들었던 이 문장이
아직 기억에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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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가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두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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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밑바닥이 아니라 그런지
두려움이 많다.
진창 속에 빠지거나
막막할 때마다 기도가 간절해진다.
‘주님, 나를 구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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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다급함과 간절함 때문에
기도의 밀도가 평소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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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하루, 아무 일 없는 날이
이어질 때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두려움 속에서 용기 내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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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온한 상황을
전복시켜서라도
구원이 주님께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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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먹이시는 주님,
오늘 나를 살게 하시는
주님의 숨결을 놓치지 않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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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5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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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은무서운게없거든요
#두한이와함께한사진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