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순삭, 일 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만큼
빨리 지나간 것처럼 느꼈습니다.
하지만 일기장에 적어놓은 문장들을 보면
삭제된 시간이 아니라
인생의 좋은 재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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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딸 온유가 소파에 있는 내게
안겨왔습니다. 잠시 품고 있는데
평화로움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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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같은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힘든 상황을 피하고자 멀리 떠나간 시간에
우리는 남몰래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시간은 소모되거나 버려진 시간일까요?
고통 덕분에 더 단단해질 수 있었고
아무것도 아닌 일상을 감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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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는 일상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말합니다.
영적인 삶에서, 인생에서
평안이 항상 지속되지는 않는다고.
결코 가고 싶지 않았던 곳에 외롭게 있어야 하거나,
마음에 없던 직업으로불편한 일들을 하거나
별로 신나지 않는 일들에
판에 박힌 듯 순종해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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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나의 영혼에게 묻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요?
내가 하는 일이 나인가요?
남들이 말하는 내가 나인가요?
내가 가진 것이 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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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바라보시는 내가 나입니다.
주님이 허락하신 시간을 재료 삼아
나는 새들이 깃들 나무로 자라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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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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