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며칠 앞두고 모처럼 볕이 곱던 어느 오후,
충남 태안의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마을에서 만난
아홉 살 양정민, 일곱 살 양정현 형제입니다.
친구들과 딱지 따먹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형제의 노란 가방 안엔 딱지가 가득했습니다.
밥 안 먹어도 배부를 것만 같은 표정의 녀석들,
이웃집 강아지가 딱지가방을 물어가기라도 할 새라
사진을 찍는 사이에도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려 보이더군요.
곧 새해가 시작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바닷가 마을의 오후는 우애 깊은 형제의 모습처럼
오순도순 고요히 흘러만 가고 있었습니다.
글. 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