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장 닮았다는
우리 막내 외삼촌.
친척끼리 모이기만 하면
구구단 외우기 싫어하는 나를
쭈쭈바 사 먹이며 가르쳤다고 온갖 생색을 냅니다.
외숙모는 피아노를 전공하셨는데
요셉이 가르치기 힘들어서 울기까지 했답니다.
말썽꾸러기 였던 내 어린 시절이 어떻게 지나고,
막내 외사촌인 수지는
어느새 키가 남자인 나보다도 더 큽니다.
나이차는 15년이나 나는데..
수지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고 싶은데
한창 사춘기 때라 그런지
조용하고 말이 없습니다.
내가 이 아이의 오빠 역할을 하기엔 뭔가 부족합니다.
사진 속에 한 명이 더 있어야 하는데 싶어 안타깝습니다.
수지에겐 오빠가 한 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답니다.
엄마는 자주 눈물을 훔치시며 말씀하십니다.
자식은 가슴에 묻는 거란다.
삼촌 집 한 쪽 벽엔 커다란 그림 하나가 있습니다.
원래 그 자린 사촌 동생들의 어릴 적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사촌동생이 죽고,
외숙모의 친구가 일주일동안 화실에 박혀서는 눈물만 흘리다 그려낸 그림입니다.
집에 걸어 놓을만한 그림 한 점만 그려달라고 아무리 매달려도
꿈쩍도 하지 않던 친구였다며 씁쓸하게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