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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야생화 #2. 작은 수고와 관심으로.. from Eastwind on Vimeo.
너무나 추웠던 어느 겨울,
보일러를 아무리 틀어도 난방이 제대로 안 돼서
방이 꽁꽁 얼었다.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데,
동훈이가 얼어붙은 내 방 문을 두드렸다.
쑥스럽게 인사를 하는 동훈이의 손에는 비닐과 졸대 따위가 쥐어져 있었다.
누군가에게 내 방이 춥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찬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틈을
비닐로 막아 주러 왔다는 것이다.
한 번 만난 적도 없는 이의 추운 소식을 전해 듣고 말이다.
그렇게 비닐로 틈을 막아 준 것만으로
그 추웠던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게 동훈이와의 첫 만남이다.
어김없이 찾아온 추운 겨울.
동훈이는 혼자 살고 있는 창희 형네 지하방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겨울에 비닐을 씌워 막은 창문 틈 사이를
다시 막아 준 것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동훈이는 이런 일들로 분주해진다.
자신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 나가지만
나누고 사랑할 줄 아는, 인생의 맛을 아는 친구다.
많은 사람들은 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데 필요한 것이
탁월한 기술과 능력인 줄 알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조금의 관심과 사랑과 수고다.
글. 사진 : 이요셉
음악 : 김도현
구성 편집 : 김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