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나 할머니를 따라들어간 쓰레기장은
마치 오아시스 없는 사막과도 같았다
따라 걷는 내 두 발 아래로
온갖 벌레들과 끈적거리는 진액이 자꾸만 묻어올라왔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절망이 보이는 곳…
올해로 89세 된 레진나 할머니는
30년간, 매일 이곳에서 쓰레기를 주워왔다
하루 종일 일하고 난 뒤 손에 쥔 건 겨우 10실링
한국 돈으로 140원 남짓한 돈이다
오늘 받은 돈으로 또 한 끼의 식사를 때울 수 있게 됐다
할머니네의 주식은 “포리지”라고 하는
밀가루처럼 생긴 가루다
이걸 물에 끓여 미음처럼 만들어 먹는다
아무런 영양가도 없을 것 같은 이 음식을
제일 어린아이부터 먹게 한다
그러고 나면 이번에도 마지막 남게 될 빈 그릇은
할머니 차지가 될 것이다
너무도 짧은 저녁시간….
그래도 할머니는 이 시간을 지키기 위해
30년간의 수고를 멈출 수 없었던 것이다
레진나 할머니에게는 20명의 손주가 있다.
한달에 400실링의 집세를 내야하고
아이들의 학비를 대고
집안일도 꾸려가야 한다
이 많은 식구들의 삶을
할머니 혼자서 감당하고 있다
이 적은 돈으로 무엇을 사며, 또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늘 막막한 현실이 자고 나면 이렇게 눈 앞에 있다
이 모든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
나는 할머니께 물었다
행복을 느껴본 적이 있으셨는지…
이 질문 앞에서
할머니는 내게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난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에겐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비록 아플때면,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어 안타깝지만,
이렇게 눈 앞에서 뛰놀며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