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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n Photo

요셉일기 #59

by 이요셉
2015-09-24

.

어제 무리한 일정을 보낸 탓인지
오늘 새벽에 잠을 깨기가 힘들었다.
뒤척이다 누군가 나를 위로하는 느낌에
일어나 감은 눈으로 세수하고 집을 나섰다.

어제 저녁 하늘은 너무 아름다웠다.
모처럼 내린 비 때문에
평소에 보이지 않던 강 건너 풍경까지 보일정도로
대기가 씻겨 있다.
새벽예배 대신 카메라를 들고
높은 언덕에 올라
해 뜨는 모습을 찍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내겐 예배라는 생각에서이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중에 이미
내 발걸음은 교회 앞에 다다랐다.

최근에 우현 형이 일러주시고 성령님께서 깨닫게 하신 기도를 드렸다.
빌립보서 2장 13절 말씀.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이 말씀처럼 내게 소원을 두고 당신의 선하시고 기쁘시고 온전한 뜻을
이루소서. 당신의 아름다움을 보게 하소서…

새벽예배를 마치고
지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주선이로부터 오늘 두한이와 장애인 취업박람회에 간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얼마 전에 두한이가 수면제 7알을 먹은 적이 있다.
그 날 이 녀석은 온종일 잠만 잤다고 한다.
그런 두한이가 안쓰러워 주선이는
하루 종일 기도실에 처박혀 눈물을 뿌리며 기도했다.
두한이 때문에 주선이가 고생하는구나. 생각하니 마음에 고마움과 부담감이 가득했다.

나도 속 썩이는 두한이 때문에 많이도 울었다.
두한이가 한(寒)데서 잠자는 것 때문에
내 편안한 잠이 불편했던 것도 여러 번이다.
하지만 그런 고민의 시간은 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두한이는 하나님이 내게 보내신 천사 같다는 생각을 한다.

주선이의 표정을 살피니 두한이 보다 더 기대감에 차있다.
“두한이가 취업 박람회 간다는데,
동대문에 가서 새 옷이라도 사야지 않을까?”
3년이 넘게 노량진에서 고시공부를 하며
찌들 데로 찌든 이 친구가 두한이 때문에
어린아이가 되어 있는 것이다.
주선이에게도 두한이는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다.

“그래. 둘 다 잘 다녀와라.”
하고 식당 문을 나서는데
성령님은 내게 강한 부담감을 주셨다.
‘두한이는 네게도 귀한 동생이잖니…’
다시 식당으로 달려가
주머니에서 얼마의 돈을 꺼내 주선이에게 쥐어주었다.

사실, 오늘은 마감이 임박해 있던 작업에
몰두할 거라고 미리 작정한 날이다.
하지만 두한이에 대한 기대감이 날 내버려두지 않는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며 무작정 이 녀석들과 동행하게 되었다.

두한이는 얼마 전 돈이 없어서 자기가 사람 같지 않다는 말을 했다.
예전에 알고 있던 남매가 오락실에서 동전을 훔쳤을 때
막 때려서 돌려보낸 일이 있는데 지금은 그렇게 한 걸 후회한단다.
두한이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돈이 없어도 주위 사람들에게 얻어다 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노숙자도, 앵벌이도 그만두고 난 후,
사랑방 안에서 성도들과의 오랜 교제와
하나님의 강권하심으로 이런 자각이 생긴 것이다.

주선이가 공사시험을 보는 날,
두한이는 시험 치는 3시간동안 밖에서
시험 잘 치르기를 기도하며 기다렸단다.
두한이는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주선이의 손을 잡고
분식점으로 향하며 말했다.
“형.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너, 돈 없잖아.”
“돈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기는 거예요.”
그 날, 두한이가 가진 전 재산 오천 원으로 만찬을 가졌단다.
두한이는 그런 존재다.
밑바닥이 가진 풍요로움을 가진 녀석.

그 뒤, 주선이는 한 달 뒤에 장애인 취업 박람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날을 기다려왔단다.
“어제 잠자리에 누워서 생각했어.
취업박람회장에 다른 사람들은 부모님 손에 이끌려
좋은 옷을 차려 입고 올 텐데…
면접은 첫 인상이 중요하잖아.”
하지만, 고시공부를 하는 주선이가
두한이의 옷을 사주기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했단다.
“하나님, 양복을 사는데 십만 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누군가 오만 원을 대준다면
제가 나머지를 감당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된 오늘 새벽,
내가 주선이에게 보태준 돈이 정확히 오만 원이었던 것이다.
할렐루야!!
우리 하나님은 이런 분이시다.
우리의 농담 같은 기도에도
얼마나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응답하시는지…
그 하나님이 우리 아바 아버지이시다.

…………………………..

“오늘 주님이 기뻐하실 아름다운 일을 이루소서.”
새벽에 드린 아들의 기도에
아버지는 하루 동안에 세 가지 이상의 아름다움을 보이셨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들도 기회가 될 때마다 천천히 나누겠습니다…

그리고 두한이는 이 날
양복을 빼입고 취업박람회장에 갔습니다.
그 이후 이야기는.. 개.봉.박.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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