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훈이의 표정이 어두워서
어디 불편한 데라도 있는 지 살폈더니
저 쪽 구석에 있는 한 사내를 가리킨다.
특이한 복장.
쌀쌀한 날씨에 외투도 없이,
바지는 찢어져 속살이 훤히 비친다.
한 눈에도 ‘저 사람 뭐야’ 싶은 사내.
동훈이는 아까 육교 아래서 이미 저 사내를 만났단다.
옷 벗어 줘야 하나. 잠시 고민하는 사이 사라졌단다.
“형, 아무래도 하나님이 내 중심을 살피시는 것 같아요“
동훈이는 자기가 입고 있던
겨울외투를 이 왜소한 사내에게 벗어 주고
손에 얼마의 돈을 쥐어 주었다.
마흔 살이 넘어 보이는 얼굴이지만
나보다 나이도 어린 이 친구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었다.
평택시에 있는 원곡이란 곳에서
교회가 운영하는 집단수용시설에 있다가 나왔단다.
3일 동안 굶었다가 우리가 쥐어준 돈으로 이제야 햄버거 하나에 배를 채우는 것이다.
다 떨어져 가는 신발을 보고 우린 신발가게로 향했다.
일부러 이 친구의 발 안에 손을 꾹꾹 집어 넣어가며 신을 신겼다.
아마도 예수님의 발을 직접 만지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사 58:6~7)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 25:40)
우리 아버지를 웃음 짓게 하는 방법은
말씀을 근거로, 그 분이 주시는 마음을 따라 행하는 것이다.
추운 날, 이 헐벗은 사내와 동훈의 짧은 일상 속에 주님이 미소 지으신다.
자신의 유익을 위한 금식이 아닌,
가장 작은 누군가를 위한 금식을 바라보시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