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완도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에 올라왔어.
집이 다 망해서 고모집에 얹혀살게 되었거든.
당시 작은 누나가 6학년 때였는데
엄마랑 미역줄기를 뜯어서 모은 돈으로
여비를 만들어 올라왔어.
당시 아버지는 술독에 빠져 있었고,
그 때 .. 참 처절했었지.
아버지는 서울에 올라온 후,
노가다 하시며 술도 너무 많이 먹어서
1년 만에 결국 간암으로 돌아가셨어.
고향이 그립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서
맨날 꿈을 꿨어.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오는 꿈 말야.
너무 좋아서 눈을 떴는데 허무하게 꿈이었어.
그런 그리움 때문인지 완도는
내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어.
집안이 워낙 안 좋았으니까
도피처가 바로 완도였어.
저기 보이는 언덕이 바로 내가 살던 집이야.
따스한 햇볕, 노곤하고 나른한 상상들.
완도를 자주 찾아오고 싶어서
노래도 만들어 불렀어.
서울에 있으면서 그 풍경이 너무 그리웠거든.
어젠 옛날에 듣던 음악을 들어보았어.
조동익 같은 허무주의 노래를 좋아했어.
겨울 흰 눈에 녹는 기타줄 소리
차가운 방바닥, 아버지 눈 쓰는 소리에 잠을 깨는 이미지
외로움을 즐겼나봐.
가족들과 떨어져서
나 혼자 독특한 정신세계를 향유했어.
들판에 나 하나 딱 서 있는 꽃.
그게 바로 나야.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카세트로
기타를 연주해서 녹음하고
해가 뜨면 눈을 뜨고…
그 지독한 외로움 속에
음악만이 내 친구였어.
그래서 내 닉네임을 nankasu(난 가수)로 짓기로 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