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운 날이었어.
생선을 파는데. 귀가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어.
생선 장사를 하는 누나가 갑자기 아프셔서
한동안 내가 빈자리를 메우기로 했거든.
우풍이 심한 봉고차에 시동을 거는데
따뜻한 집에 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어.
새벽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집는데
손과 발이 다 얼었어.
바람이 슁슁 부는데 너무 힘들다, 하기 싫다는 마음이 자꾸만 들었어.
그러다 누나 생각이 났어.
나는 겨우 정해진 일만 하며 며칠을 버텼는데
누나는 수십 년간이 일을 한거야. 재고걱정도 하며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 까지 해야 하는 우리 누나.
그런데 그 때 예수님 생각이 났어.
아버지의 지독한 사랑이 생각났어.
인간을 위해, 나를 위해
자기 아들을 드려 나를 살리신 그 사랑, 그 고독
누나의 고통과 내 고통이 갑자기 즐거워 졌어.
주님은 나보다 더 힘들었겠지.
그 때부터 힘이 나기 시작했어.
그 날 참 기쁘게 일 했던 것 같아.
그 날이었어.
경조한테 연락이 왔어.
생선을 팔며 배우자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그 마음을 성령님이 놓치지 않으셨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을 그 때 만나게 하셨지.
날 깨닫게 하시고 북돋아 주시는 우리 아버지.
그런데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야
지난 수 개월간 자잘하게 나를 가르치셨어.
그 다음부터는 생선 파는 일도 별로 힘들지가 않아.
그저 감사하게 돼.
내가 숨을 쉬고 생선 팔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계속 말씀을 곱씹게 하시고 떠오르게 하셨어.
견고하여 흔들리지 말라는 고린도전서 15장 말씀이
내 마음에 녹아 주장했어.
오직 주의 얼굴을 구하고
또 구하면 모든 일이 풀어질 거야.
너무나 감사한 것은 그러니까 더욱 맷집이 강해졌어.
사랑도 할 수 있고
섬길 수 있게 되고
그동안 난 얼었다 녹았다를 엄청 반복했어.
그런데 이젠 그 얼음이 녹아서 흘러가고 있어.
내가 연약하기 때문에 더디 흘러갈 수는 있지만
더 이상 얼지는 않을 거야.
아니, 다시 얼수가 없지.


